과속·난폭운전 LA 도로 갈수록 ‘살벌’

September 7, 2023

올 사망·중상 1,200여명, 한인타운 인근 가장 위험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송모씨는 지난 5일 한적한 곳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심장이 멎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그를 보지못한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냥 지나간 것. 주변을 확인하느라 횡단보도에 아직 진입하지 않았던 터라 별다는 사고는 없었지만 조금만 부주의 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지난 주말 오렌지카운티에서 아이를 태우고 LA로 향하던 한인 김모씨는 프리웨이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다 깜박이를 켜지 않고 옆 차선으로 급하게 진입한 세단 차량으로 인해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상대 차량은 이후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앞 차량들을 빠르게 제치고 도주했다.

이처럼 올들어 더 위험해진 도로로 인해 한인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한인타운을 포함한 LA 도심 지역의 경우 난폭운전 및 과속 등 위험한 운전을 하는 차량들이 많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중상자수도 급증하고 있다. 전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캘리포니아 교통사고 사망자는 4,407명으로 추산됐으며, 이는 2021년의 4,285명과 비교해 2.8% 늘어난 수치였다. 한인 밀집 지역인 LA는 대표적인 위험 지역 중 하나다. LA 경찰국(LAPD)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8월19일까지 LA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심각한 부상자는 957명, 사망자는 19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며, 재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 12% 각각 늘어난 수치다.

LA 한인타운과 그 인접 지역들을 포함하는 LAPD 서부교통국 관할 지역의 경우 심각한 부상은 222명으로 1년 전보다 20%, 2년 전보다는 26% 늘어났으며, 사망은 37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고 지난 2021년보다는 32% 많아졌다. 서부교통국 관할 지역에서 올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보행자는 38명, 사망한 보행자는 11명, 뺑소니로 인한 심각한 부상은 38명, 사망은 11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모두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늘어난 숫자다.

지난 5월1일에는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뉴햄프셔 애비뉴 교차점 부근에서 50대 남성 보행자가 차에 치여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이 늘어난 것은 과속 및 난폭운전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최근 NHTSA은 지난 2021년 한 해동안 전국적으로 6만명 이상의 보행자가 부상을 당했으며, 7,388명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이러한 사망자 수는 2020년과 비교해 13% 증가한 것이라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NHTSA는 지난 2021년 71분마다 1명 꼴로 보행자가 사망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NHTSA는 보행자와 관련해 잘못된 상식도 많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먼저 파란불은 건너기에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멈춰서 차량이 오는지 살피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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